반도체 성능은 웨이퍼에 얼마나 많은 회로를 그려 넣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반도체 회로의 집적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공정이 바로 '노광 공정'
노광 공정은 빛을 조사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입니다.
노광 장치를 통해 웨이퍼에 빛을 비추면 웨이퍼에 도포되어 있는 포토레지스트가 빛에 반응해 화학 변화를 일으키면서 웨이퍼에 회로가 새겨집니다.
포토레지스트는 JSR, 신에츠화학공업, 도쿄오카공업, 스미토모화학, 후지필름 등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특히, JSR이 최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합니다.
1. JSR의 탄생
JSR은 1957년 합성고무 전문 국영 기업으로 출발 합니다.
설립 당시에는 합성고무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어 미국의 설계 기술에 의존해서 공장을 건설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1968년 치바 공장을 건설할 당시에는 동독의 화학장치수출입공사에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수출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수준까지 발전합니다.
2. 반도체 소재 분야 진출
JSR은 1970년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접착제, 건자재,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의 가능성을 고민하게 되고 그 중 하나가 '포토레지스트'였습니다.
합성고무 생산으로 길러진 고분자 배합 기술을 기반으로 1979년 반도체 재료 사업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TOK 등이 이미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메이커와 소재 기업 사이에 계열 관계를 포함해 장기간의 협업 관계가 구축되어 있어서 JSR이 파고들 여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자 JSR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1985년 벨기에 루벤대학 미세전자공학연구소, 응용 화학 기업인 UCB와 공동으로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스 기술인 디자이어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가했으나 아쉽게도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하지만 JSR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의 전체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3. 미국 시장 진출
JSR은 1990년 합작 기업인 UCB-JSR Electronics를 설립해 g선과 i선 레지스트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의 포토레지스트 합작 사업은 JSR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1993년에 UCB에서 지분을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들고 JSR은 미국 시장 마케팅을 훨씬 공격적으로 전개 하였습니다.
4. JSR의 성공 비법
먼저 철저한 현지 밀착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JSR은 미국 자회사에 최정예 개발 인력을 배치했습니다.
국내 연구소보다 먼저 최신 장비인 불화크립톤 노광 장치를 구매해 미국 반도체 기업과 같은 환경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필요하다면 현지 연구 인력 및 세일즈맨 스카우트를 포함한 상당 수준의 인사권을 지사장에게 부여하면서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갔습니다.
다음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제품 개발 능력을 들 수 있습니다.
JSR은 IBM, ASML 등 세계적인 기업과도 네트워크를 확장하였습니다.
JSR은 IMEC 프로젝트에 참가함으로써 다른 기업보다 빨리 ASML의 노광 장치로 직접 테스트를 하면서 불화아르곤용 레지스트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1999년 이후 시작된 인텔, IBM과의 엔지니어 교류도 JSR의 마켓 지향형 연구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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